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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리버스 1999: 1장 ~ 7장(고독의 노래)> 후기

by 켄탕 2025. 5. 17.

리버스 1999 메인 스토리 7장까지의 스크린샷,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처음 리버스 1999를 접한건 유튜브 광고에서였다.

초반에 꽤 흥행했지만, 모바일 게임을 잘 안하기도 하고 유튜브 광고가 너무 어그로가 짙어서 할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 1.5주년 이벤트 때 게임 품앗이로 리버스1999를 시작했지만, 메인 스토리가 도저히 이해가 안가서 제멜바이스만 받고 접었었다. 그러다 최근에 기력없음+시간없음 문제로 자동전투나 좀 돌릴까 싶어서 다시 시작했고, 이번에는 메인 스토리 7장까지 진행했다.

 

자동 전투로 대부분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했고, 4장부터는 킹갓스토리 모드 (너무 좋았어요) 로 스토리를 진행했기 때문에 전투 관련 해서는 딱히 의견이 없다.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땠냐면,

음... 시대극 + 타임 리프 + 군상극 정도?

 

게임 트레일러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폭풍우'가 발생하면 과거로 시간이 돌아간다. 폭풍우가 발생한 장소와 사람이 모두 소멸하며 한 시대가 완전히 종말하게 된다.

 

그것 참 큰일이네요, 싶지만 이 폭풍우가 어느 위치에서 어느 범위로 일어나고 왜 발생하는지는 신규 유저도 주인공인 버틴도 모르기 때문에... 초반부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폭풍우가 온다는데 이 친구는 왜 멀쩡한지도 모르겠고 버틴은 왜 이런 반응인지도 모르겠고... 사실상 2장까지는 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채로 그렇군용. 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했다.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 '레굴루스' (왜냐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

 

처음으로 스토리 막힘이 있었던 곳. 마침 출시된 파투투 성능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뽑아서 사용했다.

 

오, 최후의 만찬.

1, 2장은 1929년 대공황의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이런 시대상이 내용 전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건 아니지만, 폭풍우 증후군의 발현 방식이나 얘네 왜 저래? 싶은 부분을 이해하는데 약간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아무튼 2장까지는 이해가 잘 안갔고 엥? 너 뭔데? 정도의 소감으로 마무리.

어쨌든 나는 3장이 출시된 시점에서 게임을 해서 바로 3장으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2장까지만 있었을 때 했던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서 기대감을 느끼고 3장을 기다려줬다고? 라는 의문이 들었다. 요즘 유행하는 빠른 전개와는 정반대를 지향하는 스토리라인이라고 느꼈다.

 

가장 재밌게 읽은건 3장이다. 특이한 점은 1, 2장보다 과거 시점을 다루고 있다. 3장에서도 폭풍우가 발생하긴 하지만, 시대상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주인공인 버틴, 소네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인 버틴이 폭풍우를 직접 겪게 되는 최초의 시점을 다루기 때문에 버틴이 어떤 입장에 처해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 폭풍우가 무엇인지도 나름 친절하게 알려주는 챕터였다.

근데 초등학생 상대로 체크메이트, 하면서 폼 잡는게 웃겨서... 이후부터 콘스탄틴을 볼 때마다 그냥 웃겨버렸다.

 

한 챕터로 이야기가 깔끔하게 일단락이 되고, 아이들의 시선에서 진행되다보니 사건 전개가 직관적이기 때문에 3장이 취향에 가장 맞았다.

 

그리고 4장, 본격적인 군상극이다.

 

재미없었다.

 

재단은 건물은 엄청 큰데 인력 운용이 약간 구멍가게..? 같고?

대체 왜 이런 큰 사건에 휘말려서 나무농성을 하게 된건지 모르겠고?

마도학자 둘을 제압할 능력도 없는건지? 그리고 의식 없는 사람보다는 깨어있는 사람이 더 협박하기 좋지 않나...

 

탁구 회담

아 이거 왜 이렇게 웃기지...

현실에서는 (헉헉) 타임키퍼 (헉헉) 특별 편제를 (헉헉) 만들어주세요 (헉헉) 이렇게 말하게 될 것 같아서 웃겼다.

 

그리고 언제 나 모르게 이렇게 친해졌지?

 

근데? 4장보다 더 큰 문제는 5장

 

5장 요약

대충 무슨 이야기를 하는줄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는 하나도 모르겠다.

 

중요한 비밀을 풀러온 것 같은데... 비밀은 안 풀고 사고만 계속 쳤다.

그리고 아르카나가 뭐 하고 싶어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떡밥과 미스테리가 너무 많아서 배가 부르다.

 

6장

6장의 배경은 1914년의 오스트리아 빈이다. 자허토르테가 맛있어보였다.

 

마커스가 귀여웠고...

 

불쌍했다.

 

버틴이 건져온 동료들도 폭풍우를 직접 겪었는데 그 상실감 같은게 잘 다뤄지지 않은게 특이하다. 역시 내가 못 본 사이드 스토리에서 우정도 다지고 상실도 치유받고 했던 것인지..

아무튼 마커스라는 인물과 이후 7장에서의 카카니아의 대사로 시대의 상실이 개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잘 묘사한 것 같아서 좋았다.

 

그리고 진짜 미친 여자

아르카나와 37에 이어 등장한 미친 여자

빈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가수라는 설정이다. 의복이나 전투 이펙트, 연극 장면 연출로 이졸데의 캐릭터성을 극대화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리버스-빈의 분위기를 잘 드러낸 점이 좋았다.

 

저 정말 무서웠어요

미친 여자의 순애가 궁금하다면?

리버스 1999 6장 참조.

 

 

7장

미친 여자? 미친 여성형 로봇이 나왔다.

로봇은 성별이 없다고 말하기에는 강철 젖가슴에 배꼽까지 야무지게 파놓은 꼴이 우스웠다.

 

캐릭터 디자인과는 별개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로봇처럼' 감정이 없고 연구 결과를 추구하는 것처럼 묘사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모든 인류가 폭풍우를 넘어 앞으로 나아기를 원한다는 점이 좋았다. 연기 톤도 신기했다.

 

그리고 숫자섬에서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37, 6, 210이 모두 다른 선택을 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저 진리를 원하는 사람, 현상 밖에서 진리를 원하는 사람, 그리고 진리가 없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진리를 포기한 사람까지.

7장에서 가장 좋아한 장면이다.

 

그저 진리를 추구하고 알 수 없는 이야기만 하던 초반의 모습과는 달리,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무한함에 매몰되지 않는 연출이 멋있었다.

 

 

여러 이야기를 마무리해서 그런지 7장은 유독 연출에 힘을 많이 쓴 느낌이었다.

볼륨키와 텍스트 입력을 이용한 기믹이 있어서 신선했다.

 

전투는 딱히 한게 없지만 그래픽 이미지가 멋있었다.

 

이거 괜찮은거야?

 

 

총평:

스토리도 나름 재밌게 보긴 했지만, 철학적이고 장황한 대사가 많아서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다만 게임의 모든 요소들이 이 게임의 추구미(아방가르드)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치밀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짧고 직관적인 영웅담을 좋아한다면 추천할 수 없지만, 스케일이 큰 이야기, 시대극, 그리고 미친 여자를 좋아하면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9장까지 출시된 상황인데, 한 11장 정도 나오면 그때 다시 메인 스토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