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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후기

페르소나3 "포터블" 소개

by 켄탕 2024. 8. 27.

 

22년 말 페르소나5 로얄의 스위치 이식 소식을 듣고, 페르소나 4부터 시작해 4 → 5 → 3 순으로 페르소나 시리즈를 플레이했다. PC와 스위치, PSP 중 어떤 플랫폼으로 플레이할지 고민하다 PC의 할인율이 높아서 스팀으로 구매 후 플레이했다.

 

그렇게 페르소나3 포터블을 23년 3월에 구매해서 세 달 정도 즐겼더니 리로드 발표가 나왔다.

포터블을 사지 않았으면 당연히 리로드를 구매했을텐데, 도저히 타르타로스를 다시 오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타르타로스는 페르소나4의 심야 테레비, 페르소나5의 메멘토스이다). 포터블에서도 타르타로스 끝자락은 의자에 160도로 걸터앉아서 손가락만 까딱거리며 간신히 올랐기 때문이다. 혹시 타르타로스를 개편하지 않을까 싶어서 인터뷰를 주의 깊게 보긴했는데 역시 무리였는지 그대로 나왔다고 해서 일단은 추억이 쌓일 때까지 보류하기로 하였다.

 

그래픽을 크게 중요시 하지 않고 페르소나3의 여주인공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페르소나3 리로드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래 소식 전까지는.

근데 이제 이거 하려면 타르타로스도 다시 올라야 하고 게임 가격이 10만원이 넘어가서 아직은 좀 부담이다.

프로젝트 메타포도 곧 나올테니 우선은 추억이 쌓일 때까지 보류해야겠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일상과 전투가 번갈아 반복되며 진행된다. 일상 파트에서는 어떤 행동을 해서 무슨 능력을 올릴지, 누구를 만나서 호감도를 올릴지를 결정하며 각 캐릭터의 개인 스토리를 진행한다. 전투 파트에서는 페르소나의 레벨을 올리고 이를 수집하며 메인 스토리를 진행한다.

 

사실 보스전을 제외하면 전투도 일상에서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보통은 전투를 하루에 몰아서 진행하고 남은 날을 친목 형성에 투자하는 것 같다. 전투 파트를 피로하게 만드는 플레이 스타일이긴 하지만 아니 근데 던전은 하루에 끝내야 이 친구 저 친구 도와줄 수가 있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이 너무 많다!

 

일상 파트가 진행되는 월광관 고등학교다. 페르소나5 더 팬텀의 홍보 문구가 "낮에는 학생! 밤에는 도시를 지키는 영웅!!" 이라면, 페르소나3은 "낮에는 학교! 밤에는

 

으악 내 학교 어디갔어 돌려줘요"

 

밤에는 학교가 수수께끼의 탑, '타르타로스'가 된다. 주인공이 속한 특별과외활동부 S.E.E.S는 타르타로스를 오르며 민간인을 해치는 섀도우를 퇴치하고 탑에 숨은 비밀을 밝혀낸다.

 

타르타로스는 이름처럼 미로 같은 구조로 되어 있으며, 매 층에 진입할 때마다 구조가 바뀐다.  동료들을 지휘해 다음 층으로 가는 계단을 찾거나,

 

타르타로스 곳곳에 있는 섀도우와 전투를 진행한다.

 

<페르소나3 리로드> 공식 웹사이트

전투는 내 차례 네 차례 번갈아서 싸우는 턴제 전투이다. 공격력/방어력/속도의 스탯을 강화하고 상대를 약화시키는 상태 이상을 부여하며 약점 속성 찌르기를 통해 최대한 여러 번 때리는 게임이다. 쉽게 말하면 '약점을 때리면 한 번 더 때릴 수 있는 포켓몬스터'이다. 차이점은 페르소나 시리즈는 포켓몬 대신 페르소나를 사용한다는건데, 그렇다면 페르소나란?

 

<페르소나3 리로드> 공식 웹사이트

페르소나 시리즈를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모두 알 수밖에 없는 문장, "와레와 난지 난지와 와레"

번역하면 '나는 그대, 그대는 나'라는 뜻이다. 시리즈마다 '페르소나'의 정확한 의미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페르소나는 나 자신의 또 다른 일면, 또 다른 모습을 나타내는 구현체의 의미로 사용된다.

 

다만 포켓몬과 달리 페르소나는 합성이 가능하다. 두 개 이상의 페르소나를 합쳐서 다른 페르소나를 얻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더 강한 페르소나를 갖추는게 이 게임 전투 파트의 목표이다.

 

페르소나 시리즈를 직접 플레이하기 전, 친구가 여신전생 시스템을 설명해줬었는데,

"뭐...? 동료를... 합성해? 아무리 악마여도.. 그거 괜찮은거야?" 했던 기억이 난다.

괜찮으니 안심하고, 페르소나 합성이 이 게임의 주 컨텐츠이니 처음 받은 오르페우스와 이자나기, 아르센을 100레벨까지 키울 생각하지 말고 합체 재료로 사용해주자.

 

의자에 120도로 누워서 지루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손가락만 딸깍거리고 있으면 님 대체 이 게임 왜 하는거임? 이라는 혈육의 이해못할 눈길을 받을 수 있지만, 의미가 없는 컨텐츠는 아니다.

 

NNN층을 오르는 고난을 겪고 나서 오른 정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왜 탑을 오르는가? 옛날 게이머들은 이 게임 끝에 무엇이 있길래 이런걸 N회차씩 했단 말인가? 여러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탑을 올라보자. 그래도 사람을 업고 해저기지의 계단을 오른 모 치과의사보다는 편안한 인생이다.

 

지루하지 말라고 D.J 후카가 BGM도 바꿔주니까 잘 올라보자.

 

나는 이런 방식의 턴제 전투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타르타로스는 고역이었지만, 포켓몬스터나 레벨링을 즐기는 당신이라면 의외로 타르타로스가 즐거울 수도 있으니 한 번 타르타로스 등산을 시작해보는건 어떨까?

 

다시 평화로운 학교 생활로 돌아오면,

페르소나 시리즈의 일상 파트는 보통 '애매하게 전학 온 주인공이 1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학교 안팎으로 인연을 쌓고 그 인연으로 역경을 이겨내는 이야기' 이다.

 

페르소나3 포터블의 가장 큰 특징은 여주인공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주에 비해서 인지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페르소나 시리즈와 아틀러스의 행보를 볼 때 이후 시리즈에서 여자 주인공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아서 여주인공을 선택해봤는데 만족스러웠다.

 

남주인공을 선택할 때의 차이점이 있다면, 일단 푸른색 UI가 분홍색이 되고...

여성 캐릭터들이 나에게 좀 더 친절해지고 남성 동료들과의 커뮤니티를 쌓을 수 있다. 남주인공이면 남자 동료들과 아무리 친해도 커뮤니티를 올릴 수 없다. 참고로 페르소나3 리로드에서는 남주인공만 가능하긴 하지만 '링크 시스템'을 도입하여  남자 동료와 추가 에피소드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남주인공으로도 조금 진행해봤는데 선택지가 꽤나 황당하다. 이럴 때 달걀을 슬쩍하지 않아야 호감도를 올릴 수 있다.

참고로 남주인공의 별명이 천재-카리스마-사나이라고 한다. 역시 카리스마 넘치는 선택지이다.

 

주인공이 인연을 쌓는 인물마다 아르카나가 하나씩 지정되어 있어서, 커뮤니티를 올려야 그 아르카나에 해당하는 페르소나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대체 아르카나가 뭔데 싶은 사람들에게는

에도가와 선생님이 아르카나 속성 강의를 해주니 궁금하면 들어보자.

 

커뮤니티 레벨을 올려야 페르소나 합체가 쉬워지고, 동료 캐릭터가 전투시 유용한 스킬을 얻는다. 전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를 올려야 하는건 맞지만 각 캐릭터들의 개인 스토리를 보는 것도 페르소나 시리즈의 주된 재미라고 생각한다. 페르소나 시리즈 전통으로 주인공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인연의 힘으로 이겨내는 기믹이 있으니 열심히 인연을 쌓아보자.

 

페르소나 3에서 초반 캐릭터들을 소개하자면,

동급생이라는게 의심스러운 쥰페이는, 나이는 많아보이지만 요스케와 류지 같이 라이벌 내지 파트너 역할을 하는 스타팅 친구이다. 페르소나 시리즈 전통을 따라서 여미새이나 여주인공을 선택했을 경우 조금 더 친절해지는 아이러니가 있다.

 

약간 까칠한 여학생이지만 여주인공인 나에게는 친절하다. 다른 등장인물인 미츠루와 함께 메인 스토리와 크게 관련이 있고, 타인에 대한 의심이 많아서 초반 3인방 중에서는 가장 지성이 높다.

 

특별과외활동부의 대장이자 전교 회장인 인물이다. 유카리와 마찬가지로 메인 스토리와 크게 연관이 있고 비밀이 많은 캐릭터이다. 유카리는 의심이 많고 키리조는 비밀이 많으니 두 캐릭터가 싸우면서 많은 떡밥을 풀어준다.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마르스 성우이다. 싸움무새이지만 버프기를 배우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그외에도 귀여운 어린 아이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패션 스타일이 어딘가 이상한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주제 의식과도 크게 연관이 있는 인물이 있는데 글 초장에서 언급했던 아이기스이다.

아이기스는 섀도우 토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병기로, 이야기 중반에 합류하여 동료 캐릭터로 사용할 수 있다. 무려 손에서 대포를 쏠 수 있는 동료라니 굉장하지 않은가? 등장할 때부터 주인공과 모종의 관계를 암시하며 세계관 떡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초반에는 아직 학습이 덜 되었는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건이 전개되고 주인공 일행들과 유대를 쌓아가면서, 죽음으로 인한 영원한 헤어짐이 정해진 삶에서 우리는 왜 살아가야하는지를 느끼고 깨닫는다. 페르소나 시리즈의 관통하는 주제인 '유대'와 페르소나3의 소개 문장인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를 잘 버무려서 아이기스라는 캐릭터로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멋진 OST로도 유명한데, 페르소나3의 엔딩곡인 '너의 기억'은 아이기스 시점으로 가사가 쓰여져 스토리를 멋지게 장식하는 노래로, 아직까지도 명곡이라고 불리우는 노래이니 아이기스와의 커뮤니티 레벨을 열심히 올려보도록 하자.


 

페르소나 시리즈는 멋진 트레일러로도 유명하니 페르소나3 리로드의 트레일러 영상을 끝으로 페르소나3 포터블 소개 글을 마치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P-DIJc2DL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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