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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젤다의 전설

<젤다의 전설 지혜의 투영>의 수직 이동

by 켄탕 2024. 9. 28.

드디어 기다리던 젤다의 전설 신작 <지혜의 투영>이 발매되었다. <꿈꾸는 섬 리메이크>의 그래픽을 그대로 사용하되 시리즈 최초로 젤다 공주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완전 신작이다. 탑뷰 시점의 게임이라서 그런지 낮은 높이의 점프는 가능하지만 클라이밍은 불가능하다. 클라이밍이나 트레루프가 없어서 <왕국의 눈물>의 하늘섬-지상-지하의 수직 모험보다는 수평적인 맵 구조를 가질 것이라 예상하였다. 이전에 출시된 꿈꾸는 섬 리메이크 또한, 고전 게임의 리메이크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탑뷰 시점에서 수평적인 맵 탐색만 진행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게임에서 새로 추가된 '투영' 시스템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의 고저차는 극복할 수 있다. 테이블과 상자와 관목을 겹겹이 쌓아서 절벽을 오르거나 전투에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침대를 이용하면 징검다리를 만들 수도 있다.
발더스 게이트가 나에게 준 교훈 - 전투에서 고지를 점해야함

 

특히 사이드뷰 시점으로 진행할 때는 높이를 극복해야 하는 퍼즐이 많이 나온다. 그만큼 관련된 투영체들도 많이 나와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사이드뷰 시점은 탐색보다는 퍼즐을 풀 때 많이 사용하고, 수직 이동 자체가 게임의 주목적이 되기 때문에 온갖 투영체를 사용해서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라는 행동이 큰 피로감을 주지 않는다.

거미가 말을 안들어서 피곤하긴 하다

 

다만 필드에서는 문제가 좀 다르다. 눈으로 보기에는 뛰어서 오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젤다의 점프력이 부족하여 테이블 한 두 개를 더 소환해야하는 경우들이 많다. 일부 지점은 보물 상자와 같은 보상을 주기도 하지만, 아무 보상도 없는데 괜히 올라가고 싶은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럴 때마다 테이블과 상자와 관목과 트램펄린을 잔뜩 소환하고 차근차근 쌓아서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 수평적으로 넓은 맵에서 약간의 수직 이동을 위해서 멈춰 서서 테이블을 무한 소환하게 되면, 탐색의 자유로움도 떨어지고 약간의 피곤함도 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슬슬 테이블 소환이 지겨울 때 쯤 '월튤라'라는 투영체를 배울 수 있다. 트레일러에서도 싱크를 설명하기 위해 자주 보여줬던 투영체인데, 월튤라는 아무 벽이나 오를 수 있어서 월튤라와 싱크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따라가면 젤다 공주도 스파이더맨처럼 높은 벽을 탈 수 있게 된다. 물론 이전에도 상자와 테이블과 어쩌고 저쩌고를 잔뜩 소환하면 나무 정도는 넘어갈 수 있겠지만, 월튤라를 이용하면 한 개의 투영체로도 벽을 손쉽게 넘어 다닐 수 있다.

 

꿈꾸는 섬 같은 일반적인 탑뷰 게임에서 나무나 높은 절벽은 필드 구분을 위해서 사용된다. 절벽을 사용하여 겔드의 마을의 사막 지형과 하이랄 평원의 초원을 구분하거나, 울창한 나무 건너편으로 보물상자가 살짝 보이게 연출하여 그곳으로 가는 퍼즐을 풀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월튤라와 함께라면 이제 절벽을 건너기 위해서 원기버섯을 생으로 씹어먹을 필요도 없고 숲의 중심부를 들어가기 위해서 맵을 빙글빙글 돌면서 입구를 찾을 필요도 없다.

 

꿈섬 그래픽을 차용하고 탑뷰 시점의 게임이기 때문에 고전적인 젤다 시리즈처럼 수평 위주의 탐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나도 쉽게 벽을 넘어버려서 신기했다. 물론 이렇게 넘어 다니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도록 퍼즐을 준비해 놓았겠지? 그것들도 기대가 된다.

 

월튤라와 함께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어!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