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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필사7

나인 천선란천개의 파랑 이후로 두 번째 읽는 천선락 작가의 장편 소설이다. 만큼은 아니지만 , 보다 재미있었다.많은 SF가 기후 재난과 자원 고갈 때문에 일어난 절망적인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에서는 문명의 멸망은 다른 행성의 이야기일 뿐이다. 다만 뒤틀린 어른들과 뒤틀려진 아이들을 다루고 있어서 욕심과 폭력으로 사람들이 마음이 황폐화된 심리적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마냥 "힘내서 이겨내자!"의 전개가 아니라 주인공이 자신의 능력을 길러가며 진실을 조금씩 밝혀내는 전개이기 때문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처럼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외계인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세상의 비밀을 한 꺼풀씩 벗겨 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벗겨 낸 세상의 비밀을 함 겹씩 먹으면, 어떤 비.. 2024. 9. 6.
어떤 물질의 사랑 천선란, 어떤 물질의 사랑 천선란 소설집 도장깨기 하려고 읽어본 단편 소설집이다.크게 감명 받지 못하고 읽은 소설도 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은 소설도 있다. 조금 난해하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고, 폭력적이라고 생각한 내용도 있었다.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작가의 세계를 볼 수 있었다.역시 가장 좋았던건 '어떤 물질의 사랑'과 '마지막 드라이브'이다.단편 소설이라서 뒷 내용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는게 아쉽다. 그래서 의 엄마는 어디로 떠났는지, 의 주인공은 우주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의 하나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데 갑자기 끝나버렸다.. "사막이 두려웠던 것인지 아니면 혼자 있떤 사막이 무서웠던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그리고 어느 곳이든 네가 나아가는 곳이 길이고, 길은 늘 외롭단다."- 천.. 2024. 8. 31.
눈부신 안부 어린 시절에 이르게 겪는 상실이 슬펐고어디에서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고 이방인 취급받는 파독간호사와 2세들의 외로움은 지금도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가족을 위한 헌신과 희생 프레임이 씌워졌지만 실제로는 자유를 위해, 사랑을 위해 독일로 떠나오고 자신의 삶을 살아간 이모들의 삶에서는 의 은혜가 떠올랐다. 루이제 린저의 도 읽어보고 싶다. 한 나라의 문학을 사랑하여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건 가치있고 낭만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네가 의젓하고 씩씩한 아이라도 세상에 혼자 감당해야 하는 슬픔 같은 건 없으니까. 알았지?" "그곳에서 나는 그저 온전한 나였고, 레나는 온전한 레나였으며, 우리는 온전한 우리였다." "엄마가 기억을 다 잃어버리거나 세상에서 없어져버리기 전에, 나.. 2024. 8. 18.
이끼숲 천선란천개의 파랑보다 좀 더 무거웠다. 특히 2장인 은 부정적인 감정과 표현이 많아서 취향이 아니었다. 책 표지 찾으려고 구글에 '이끼숲'을 검색했다가 일본 야쿠시마에 이끼숲이 실제로 있는걸 알게 되었다. 섬의 40%가 국립공원이고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선장되었다고 한다. 원령공주와 페르소나3....?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야쿠시마 여행은 트래킹이 주 목적이라고 해서 당장 갈 엄두는 안나지만 언젠가 트래킹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면 가보면 좋겠다. 그리고 별을 보러 가고 싶다. 지구 멀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생각하면 무력감이 든다."통역기의 소리가 자꾸 목소리를 가로채자, 마르코는 그 목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결국 통역기를 껐다.""당장 굶지 않기 위한 것보다 큰 게 무엇인지, 그런게 있기나.. 2024. 8. 18.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에 이어 김초엽 작가의 을 읽었다. 과는 달리 단편 소설 모음집인데, 평소에 단편 소설보다는 긴 시리즈물을 읽어서 읽는데 조금 힘이 들었다. 학창 시절 생긴 발췌독 습관 때문에 밀도가 높은 단편 소설은 읽기가 어렵다. 등장인물과 친밀감을 느낄 때가 되면 이야기가 끝나는 것도 단편 소설을 읽기 어렵게 만든다. 읽으면서 느낀 단편집의 장점도 있는데, 우선 짧으니까 소재가 취향에 맞지 않아도 끝까지 읽게 되고 'SF'라는 장르 안에서 작가가 남김없이 발휘한 상상력을 느껴보는게 재미있다. 수록된 일곱 개의 단편 중 내 마음에 드는 소설이 있기를 기대하며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보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 2024. 8. 18.
천 개의 파랑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은혜, 연재, 투데이, 콜리, 보경의 삶이 촘촘하게 엮여있으면서도 다 다른 이야기를 갖는게 신기하다.다만 전달하려는 메세지의 밀도가 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이 들어간 문장이 계속 나오는 느낌이었다.그래도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사회가 빚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로봇이지만 모든 등장인물을 콜리가 위로해준게 역설적이라 재미있었다.전력질주를 하는 투데이의 몸에서 느껴지는 떨림, 콜리를 수리하는데 몰입하는 연재의 열기를 콜리의 진동과 연결해 몰입하는 생명을 표현한 것도 멋있었다. 콜리"콜리는 짧은 순간 완주해야 한다는 존재 이유와 투데이를 살려야 한다는 규칙 사이에서 고민했다. 그리고 길지 않은 시간을 들여 후자를 선택했다. 투데이를 지켜야 한다.""그래.. 2024.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