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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필사

이끼숲

by 켄탕 2024. 8. 18.

<이끼숲> 천선란

천개의 파랑보다 좀 더 무거웠다. 특히 2장인 <우주늪>은 부정적인 감정과 표현이 많아서 취향이 아니었다.

 

책 표지 찾으려고 구글에 '이끼숲'을 검색했다가 일본 야쿠시마에 이끼숲이 실제로 있는걸 알게 되었다. 섬의 40%가 국립공원이고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선장되었다고 한다. 원령공주와 페르소나3....?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야쿠시마 여행은 트래킹이 주 목적이라고 해서 당장 갈 엄두는 안나지만 언젠가 트래킹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면 가보면 좋겠다.

 

그리고 별을 보러 가고 싶다. 지구 멀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생각하면 무력감이 든다.


<바다눈>

"통역기의 소리가 자꾸 목소리를 가로채자, 마르코는 그 목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결국 통역기를 껐다."

"당장 굶지 않기 위한 것보다 큰 게 무엇인지, 그런게 있기나 한 건지 싶었다."

"유전의 기억이 끊길 때까지 이곳은 감옥이었다. 이곳의 인류는 짓지 않은 죄의 벌을 받는 중이었다."

 

<우주늪>
"땅에 발이 닿지 않아서 어떠한 무게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날아가고 싶은 거야. 더 드넓은 곳으로."

 

<이끼숲>

"디에고는 지상 여행을 꿈꿀 정도로 허무맹랑하고, 동시에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망설임 없이 행동하는 진취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기도 했다. 지상을 여행할 수 있다는 소문을 믿을 정도로 멍청한 사람이었다는 뜻도 된다."

"과거는 우주와 같아서 우리는 걸어 그곳에 갈 수 없고, 네가 꿈꾸는 아름다움은 만질 수 없는 별과 같아서 실체를 마주하기 위해 걸음을 내딛는 순간 실망만 가득할 거라는 걸."

 

"세계를 지배한 절망보다 나약하게 핀 희망을 사랑했을 테니까."

"검게 죽은 식물들 속에서 손톱만한 저 새싹은 너무 초라하고 동시에 가장 화려하다."

 

"아니, 내 미래를 방관한다. 그때의 나를 걱정할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아서."

"하루에도 수차례 사고가 발생했다. 비록 사고는 숫자로 집계되지만, 그 숫자에도 이름과 얼굴이 있고 웃음과 내일이 있었다는 걸 사람들은 자주 잊지만 말이다."

"팀원들 모두가 안타까워했지만 그를 애도할 시간은 그가 남긴 업무로 채워졌고 우리는 빈자리에 새 주인이 들어올 때까지 힐끔힐끔 서로를 쳐다만 보다가 어느 순간 애도를 끝냈다."

"삶을 위해 삶을 버리는 거야."

"멀리서 보면, 별것 아닌 한 줄이 된다. 그 애를 사랑했던 사람만이 그 한 줄을 뜯어 먹고 살 것이다. 글자와 글자 사이, 선과 선 사이에 촘촘히 박힌 삶을 그리워하면서."

 

"지키고 싶은 것이 생긴다는 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외골수가 되어가는 과정이니까."

 

"저런 하늘을 두고 인간이 전쟁을 벌였다는 건 영 앞뒤가 안 맞아. 종일 하늘만 쳐다보며 별을 탐구했어도 모자랐을 거야."

"지구는 빛나는 것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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